- 11/11~11/16 상영영화는 <위험한 관계>
상영시간: 평일 오후 2시, 토요일 1시
- 영 화 평: 의사소통센터 황영미 교수
위험한 관계 (2012/ 18세 관람가/ 113분)
허진호 감독의 <위험한 관계>는 18세기 프랑스 소설인 쇼데를로 드 라클로의 동명원작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이 매혹적인 서간체 소설은 그동안 많이 영화화됐다. 유명한 영화로는 존 말코비치와 미셸 파이퍼의 <위험한 관계(1988년)>, 아네트 베닝과 콜린 퍼스의 <발몽(1989년)>, 라이언 필립과 리즈 위더스푼의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1999년)>, 배용준·이미숙·전도연의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2003년)> 등이 있다. 모두 완성도 높은 멜로영화다. 이 원작 소설의 어떤 점이 이렇게 많은 영화를 낳게 한 것일까. 같은 원작의 전작과 비교해 보면 더 풍성하게 감상할 수 있다.
일단 이 이야기에는 사랑 게임이 존재한다. 사랑도 게임이 되면 승부욕이 개입되고 액션 못지않은 긴장감도 생긴다. 이번 영화는 상하이를 배경으로 최고의 플레이보이 ‘셰이판(장동건)’, 돈과 권력을 모두 소유한 신여성 ‘모지에위(장바이즈)’, 자선사업에만 전념해온 정숙한 미망인 ‘뚜펀위(장쯔이)’가 이루는 교묘한 삼각관계가 긴장의 끈을 잡고 있다. 모지에위와 셰이판이 벌이는 사랑 게임은 유혹하기 어려운 상대인 뚜펀위를 걸고 시작된다. 상대가 어려울수록 게임의 밀도는 높아지는 것이다.
허진호표 미장센은 중국 제작사를 만나 더욱 화려해지고 풍성해졌다. 1930년대 일제강점기 상하이를 배경으로 귀족들이 듣는 재즈와 클래식 등 배경 음악도 영화 속 분위기를 살리는 데 한몫을 단단히 하고 있다. 마치 인상파 화가들이 표현한 것 같은 빛을 강조한 조명은 화면을 더욱 품격 있게 만들고 인물의 심리를 관객에게 스며들게 한다.
▶ 다음 주 영화 : <반지의 제왕>보다 먼저 쓰인 원작을 영화화했다는 점에서 <반지의 제왕>의 프리퀄인 <호빗>(의사소통센터 황영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