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외딴 마을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자급자족하며 살아갑니다. 그 마을 사람들 누구도 마을을 에워싸고 있는 숲을 빠져나갈 수 없습니다. 숲에는 괴물이 살며, 그 괴물은 수시로 마을을 공포로 만들기 때문입니다. <빌리지>는 금기란 그 금기로 인해 누군가가 이득을 보기 때문에 만들어진 허상에 불과하다는 프로이트 식 금기에 대한 관점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영화의 기본적인 틀은 여기서 출발하지만 영화가 말하는 것은 사랑의 위대한 힘이 주는 감동입니다. 영화의 초반부 마을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사건들이 하나하나 풀려져 가는 과정 속에서 마을 사람들의 상처와 가족애 등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냅니다. 샤말란은 인간 내면에 담겨 있는 잔혹함이나 냉정함 속에서 여린 상처를 드러내고, 사랑으로 치유시킵니다. 공포 장르에 속하는 <빌리지>에서 이토록 아름다운 감정을 담아낼 수 있는지는 정말 놀랍습니다.
명감독 코너:
샤말란은 초자연적인 현상을 영화에서 표현한 <식스 센스>, <언브레이커블>, <싸인> 등으로 알려진 인도계 미국 감독입니다. 적은 제작비를 들인 <식스 센스>는 아카데미 6개 부문 후보에 올랐으며, <언브레이커블>도 공전의 히트를 했습니다. 이후 <싸인>, <빌리지> 등 만든 영화마다 독특한 발상과 탄탄한 내러티브로 독특한 자신만의 세계를 담아냈습니다. 샤말란의 영화는 처음 볼 때는 유령에 관한 미스터리로 느낄 수 있지만, 그 안에 담긴 내용은 인간 서로간의 소통과 이해, 사랑입니다. 샤말란은 초자연적인 사건과 현실에서 일어나는 사람들의 보편적인 감정을 정교하게 조합하는 시나리오를 만듭니다. 영화를 통해 샤말란은 인간 내면에 잠재된 심리를 상징적으로 드러내어 우리의 통념의 허를 찌르는 한편 따뜻한 감동을 자아내는 감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