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멘토>(2000)
2008년 영화계를 압도한 <다크 나이트>를 만든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을 세계적으로 알린 작품<메멘토>는 2000년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 시나리오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었으며, 선댄스영화제 각본상, 시카고 비평가 협회상, LA 비평가 협회상을 수상한 영화입니다. 단기기억상실증이라는 소재로 삶의 불확실성, 불확정성이라는 철학적 메시지를 구현하는 이 독특한 누아르 영화의 핵은 ‘시간성’입니다. 베르그송의 시간관에 의하면 기억 속의 일은 상상의 이미지일 뿐 실제 과거는 아닙니다. <메멘토>(2000)에서는 기억이 10분을 지속하지 못하는 전직 보험 수사관 레너드(가이 피어스)가 기억을 지속하기 위해 경험한 사건의 내용을 몸에 문신을 새기고, 폴라로이드 사진으로 남겨 두는 것은 끊임없이 과거로 달아나버리는 우리의 현재를 붙잡기 위한 노력을 상징합니다. 우리는 현재라는 시간을 산다고 생각하고 살아가지만 현재는 바로 과거가 됩니다. 현재를 놓치면 우리의 본질 자체를 놓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현재를 기억하고자 레너드가 찍어두었던 사진과 문신들은 뒤섞여 왜곡됩니다. 뒤섞여 버리게 되면 사실이라고 믿었던 것도 사실이 아니며, 거짓이라고 믿었던 것도 거짓이 아닙니다. 죽은 아내를 죽인 살인범에게 복수를 하고자 하는 레너드의 기억과의 쟁투를 통해 우리는 우리 삶이 얼마나 왜곡되고 주관적으로 변형된 기억으로 점철되는가를 다시 한번 환기하게 됩니다. <메멘토>에서의 시간퍼즐은 쉽지 않습니다. 겉보기에는 복수전을 그린 누아르 장르로 보이지만 이 영화는 삶의 실존적 국면을 그린 철학적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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