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밀밀>(1996)
<명장>(2007)과 <퍼햅스 러브>(2005)로 우리에게 알려진 진가신(陳可辛천커신) 감독은 무협이나 액션 중심이었던 90년대 홍콩장르영화의 흐름을 멜로드라마 쪽으로 바꿔놓은 감독입니다. 진가신 감독은 갱과 무협영화가 유행이었던 시기에 도시적 삶과 정서라는 독특한 소재를 홍콩영화에 끌어들여 성공한 감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첨밀밀 甛蜜蜜>(1996)은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기 전 상해에서 돈을 벌기 위해 홍콩에 온 중국인 남자 소군(여명)과 홍콩 아가씨 이요(장만옥)의 운명적 사랑의 부침을 십여 년의 흐름 속에서 그린 영화입니다. 진가신 감독은 이후 할리우드로 진출했습니다. 노래를 들으면 노래를 듣던 그 당시의 추억이 함께 떠오르게 됩니다. 중국에서 상당히 유행을 했던 등려군의 노래 ‘아주 달콤한’이라는 뜻을 지닌 이 영화의 제목처럼 이 영화는 애틋한 사랑의 정서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또한 사랑했지만 각기 연락이 끊긴 채 홍콩에서 뉴욕에 오게 된 소군과 이요가 우연히 길을 가다가 등려군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으며 거리에서 들려오는 등려군의 음악에 이끌려 만나게 되는 장면은 서정적 울림을 강하게 불러일으킵니다. 소군과 이요를 다시 재회하게 한 모티프가 등려군의 노래 ‘달빛이 내 마음을 전한다’는 뜻을 지닌 월량대표아적심(月亮代表我的心)으로 설정되어 관객들도 이 노래의 감미로운 음률과 등려군의 목소리에 끌리게 됩니다.
<첨밀밀>은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 뿐 아니라 중국과는 경제가 현격히 차이 났던 80년대 중반의 홍콩이라는 대도시에 이주해 온 중국 사람들의 시대적 현실을 리얼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첨밀밀>은 중국 내에서 제2회 홍콩금자형장 (1997)과 16회 홍콩금상장영화제 (1997) 등에서 촬영상, 감독상, 작품상 등을 수상했습니다. 국제적으로는 제42회 아시아 태평양 영화제 (1997)에서 장만옥이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으며, 제23회 시애틀국제영화제 (1997)에서 작품상을 수상했습니다. (의사소통센터 황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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