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벨>(2006)
인간 내면의 상처와 운명을 다소 무겁게 그린 <21 그램>(2004)으로 알려진 멕시코의 알렉산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이 만든 <바벨>(2006)은 미국과 멕시코, 모로코, 일본에 있는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교차편집하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지구상의 많은 사람들이 인간사이의 ‘소통’에 실패하여 얼마나 고통을 겪는가를 다양한 사건들을 통해 보여주는 이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는 상당히 진지하다.
칸 영화제 감독상 수상작인 이 작품은 아카데미 음악상과 골든글로브 드라마 작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제목인 '바벨'은 여호와가 인간의 언어를 다르게 만들어 소통을 어렵게 함으로써 하늘까지 닿기 위해 진행되었던 인간의 탑쌓기를 중지시켰다는 성경에 나오는 '바벨탑'을 상징한다.
세계 여러 곳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은 먼저 모로코 산악의 사막지대를 여행하던 LA 상류층 부부인 수잔(케이트 블란쳇)과 남편 로버트(브래드 피트)에게 일어난다. 갑자기 양치기 소년들이 총을 오발하여 관광버스를 타고 가던 수잔이 총에 맞게 된다. 로버트는 수잔을 시골집에 눕히고 겨우 미국대사관 등에 전화를 걸어 도움하지만 연락두절인 상태로 곤경에 빠지게 된다. 동경에 사는 청각장애소녀 치에코는 아버지와의 소통단절의 고통 속에서 살아간다. LA에서 가정부로 살아가는 멕시코인 아멜리아는 멕시코에서 열리는 아들의 결혼식에 참석하려 하지만, 주인의 아이들을 돌봐줄 베이비시터를 구하지 못하자 아이들을 데리고 멕시코의 국경을 넘어 가게 되면서 위험에 빠지게 된다.
<바벨>은 사람들이 조금만 더 소통을 하게 된다면 간단하게 해결될 사건이 소통부재로 인해 점점 곤경으로 빠져 들어가는 과정을 포착함으로써 지구촌에 함께 살아가는 우리들이 내 주위의 타자를 어떻게 대하며 살아가야 하는지를 반성하게 하는 영화이다.
▶ DVD 찾아보기: 바벨 [비디오 녹화자료]
다음 주 영화 : 봉준호 감독의 <마더>(의사소통센터 황영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