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자대학교 도서관|세계여성문학관
<엘르> (2012/ 청소년관람불가 /96분)
<댈러웨이 부인>이 현 시대를 배경으로 하여 에로틱 버전으로 재탄생했다고 볼 수 있는 <엘르>는 자신의 내면적 성욕망에 자연스럽게 눈뜨는 중년 여성의 이야기다. 프랑스의 유명 잡지 ‘엘르’ 편집장인 안느(줄리엣 비노쉬)는 겉보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일과 가정도 잘 양립하는 것처럼 보이는 그녀는 성공한 남편의 상사를 위해 저녁을 준비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녀는 완벽해 보이는 자신의 삶에 늘 뭔가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며 산다.
이 영화는 슈퍼우먼으로 보이는 안느를 통해 여대생 성매매라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다룬다. 취재차 두명의 여대생 샬롯(아나이스 드무스티어)과 알리샤(조안나 쿠릭)를 만나게 된 안느는 학비를 벌기 위해 성매매를 시작한 그녀들의 얘길 들으며 자신의 내면적 욕망에 눈뜨게 된다. 영화는 포르노 장르에서나 볼 수 있는 성매매 장면을 여과없이 장면화하면서 수위를 높인다. 그러나 여성이 성폭행을 당한다는 느낌보다는 여성이 스스로 선택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폴란드 출신의 신예 여성 감독 마우고시카 슈모프스카는 샬롯과 알리샤를 만나면서 변해가는 안느의 원초적인 모습에 천착한다. 남성 욕망의 대상으로서의 여성이 아니라 욕망의 주체로서 변화하는 안느의 모습은 안타까우면서도 강한 임팩트를 준다. 2011년 캐나다의 토론토국제영화제, 베를린국제영화제, 영국의 글래스고 영화제, 뉴욕의 트라이베카 필름 페스티벌에 잇따라 초청되며 북미와 유럽을 제패한 인증 받은 수작이다. 제1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는 여성 관객들의 큰 호평을 얻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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