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전반의 기생
고적한 산촌의 밤을 그려낸 시조 〈산촌(山村)에 밤이 드니〉를 지었다. 이 시조는 소재와 정경이 상촌(象村) 신흠(申欽)의 시조 〈산촌에 눈이 오니〉와 유사하다. 그러나 산촌의 밤과 사립문과 달이라는 소재의 공통성에도 불구하고 시상의 전개에서 커다란 차이를 나타낸다. 고요 속에서 사람이 아닌 달만을 벗 삼는 신흠의 시조와는 달리 작가의 시조에서는 달을 보고 짖는 개를 등장시켜 산촌의 분위기를 외로움으로 파악하여 고요하고도 원만하게 갖추어진 상태가 아닌, 결핍의 상태로 변화시킨다. 특히 종장에서 개에게 달을 보고 짖어봐야 소용없다고 하는 데서 현재 상황을 부정적으로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