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권씨 집안의 노비로 살았다. 재주와 인물이 있는 데다가 시를 잘 지었다. 스스로 호를 지어 취죽(翠竹)이라 하였다. 당시의 노비출신 여성으로서는 가까이 하기 어려웠던 한시를 지었던 것이 매우 특이하다.
한시 2수가 {기아(箕雅)}와 {수촌만록(水村 錄)}에 전하는데 {수촌만록(水村 錄)}에는 이 두 시가 작가의 것으로 기록되었으나, {기아(箕雅)}에서는 〈가을 생각(秋思)〉은 취선이라는 기생이 지은 것으로 되어 있고, 〈석전의 옛 거처를 지나며(過石田故居)〉는 무명씨 작으로 되어 있다. {수촌만록}에서 임방(任 , 1640-1724)은 {기아}의 기록이 잘못되었다고 바로잡고 있다. 골짜기의 맑은 물과 으스름 달빛, 낙엽과 서리 등의 가을 경물을 내세운 뒤, 열두폭 비단 발과 옥 병풍의 원앙새와 독수공방하는 외로움을 대비하여 그린 〈가을 생각(秋思)〉 등 한시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