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미의 시들은 사물의 단순한 관찰이나 소묘적 묘사에서 그치지 않고, 인생 혹은 삶의 중요한 문제들을 '환치된' 사물로 시 속에 수용한다. 이 시인은 모과 연작시를 써왔는데, 그녀가 모과를 시적 대상으로 삼고 있는 이유는 이 시인이 추구하는 삶, 혹은 시정신과 무관하지 않다.
그녀가 모과를 주 제재로 삼고 있는 이유는 모과가 지니고 있는 여러 가지 성질, 즉, 형태적인 면은 투박한 듯하면서 은은한 향기가 배어나는 삶을 지향하는 이 시인의 정신과 서로 잘 통하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그래서 '모과'는 자신의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만나게 되는 삶의 여러 모습들, 시인이 추구하는 삶의 여러 양태로 변용되어 시속에 나타난다.